5/25/2015

작업노트 2015

나는 액션페인팅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나의 내면을 표출하기 위해서 붓을 사용하지 않고 내 온 몸이 붓이 되었다.
펼쳐놓은 천 위에 흔적들이 마치 우연과 필연으로 이뤄져 가는 모습을 보 듯, 나의 원형과 만나게 되는 순간이 된다.
액션페인팅을 위해 나는 광목을 사용한다. 그것은 내게 사람의 피부와 같은 존재이다. 피부는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코팅 처리가 된 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피부와 같은 시간의 흔적을 담아내기 위해서 이다.
그 위에  붓의 대용물로 버려진 가방이나 청바지, 등에 물감을 묻혀 사용한다.
그것은 재생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쓸모 없이 버려진 것들을 통해 그들의 흔적을 담아내는 일. 다시 호흡을 불어넣는 의식과도 같다.
천 위에 펼쳐진 흔적들은 천지 창조 이전의 혼돈과 공허의 모습을 보는 듯도 하며, 내면의 무의식이 엉켜있는 모습이다.
무의식에 어떠한 규칙을 찾아나가기 위해 바느질이라는 과정을 택했다.
액션으로 진행된  결과물을 다시 찢고 오려 바느질로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 나간다.
내가 자아를 발견하고 가족, 사회 라는 테두리 안에 유기적인 관계들로 이어나가며 죽음에 이르기 까지 일종의 규칙을 찾아가는 일이 된다.

그것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의 추상작업으로 나의 내면과 조우하게 되는 시간으로 작업을 표출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0년부터는 좀 더 다양한 삶의 경험들을 직관적으로 표출하기 위해 text pop적인 이미지로 작업을 이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2014년부터 지금까지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설치 작업으로도 작업 방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작업을 통해 액션은 내게 무한한 에너지, 영원함을 갈망하는 자아의 실현이며, 바느질은 현존하는 삶, 내 삶의 시간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으로 이 두 과정을 거쳐 나의 삶을 완성해 나가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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