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2023

비워내기 2023년도를 향하여.

어느덧 내 나이도 마흔이 되었다. 육아를 하며 잊혀진 새해와 새로운 40대의 시작. 뭐 그다지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다. 하루 하루가 정신이 없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새해가 밝고 한 달이 다 끝나갈 무렵에야 이렇게 나 홀로 앉아 본다. 
어제 오늘 그동안의 작품들을 정리했다. 정리한다는 표현이 맞을까.. 
그간의 세월들을 모두 한순간 불태워 버리는 것만 같아서 작품에 손을 대기까지 마음이 아팠다. 
마치 수술실에서 살갗을 도려내듯.. 그랬다. 내가 낳은 작품을 그냥 그렇게 정리해 버린다는 것이 착잡하기도 하고.. 눈물이 날듯 하기도 하고.. 반면 후련하기도 했다. 과거에 얼마나 행복해하며 작업을 했을까. 
끊임없는 번뇌와 우울 속에 그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살아보고 싶어 발버둥 치지 않았는가. 
물론 기도 속에 작품 안에 나를 던져버리고 작품을 한땀 한땀 꿰매며 나의 시간들을 그곳에 흘려보냈다. 
손목이 욱신거리고 어깨가 온전치는 않았던 수많은 세월의 바느질의 흔적들을 단 하루 만에 과감히 소멸시켜 버렸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이 작품들을 모두 떠안고 살아갈 수는 없기에 내린 조치였지만, 어쩌면 과거의 시간들을 지워버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뭐 하자고 그렇게 작업에만 올인했을까란 후회도 되지만 그땐 그게 나의 최선이었다. 살아가기 위해서..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아가를 만난 지금의 이 시간이 더없이 귀하고 행복하기에 잠시 이 시간들로 내 삶을 풍성히 채워나가고 싶다. 조금만 더 일찍 남편을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조금만 더 일찍 엄마가 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가득한 건 지금의 순간들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축복이기 때문일 거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과거의 기억들 속에 되풀이되는 삶을 살지 말자. 
나의 삶의 모토이기도 했고, 내 작업의 컨셉이기도 하지 않는가. 날마다 새롭게!
새로워 지기 위해 해묵은 과거를 지워내고 비워내는 어제오늘 그리고 한주가 되어보기로 하자. 

순간 나의 과거에 대한 미련과 집착으로 서글픔이 밀려올 때 우리 아기의 순수하고 밝은 웃음이 그럴필요 없다고 말해주는듯 하다. 
우리 아기를 사랑해서 뭐든 해주고 싶고 만들어 주고 싶듯. 미싱으로 뭐라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그 마음과 오늘과 내일 하루하루의 삶의 흔적들을 고이 담아낸다. 언젠가 지금의 행복한 내 영혼이 작품 안에 울려 퍼질 날을 기대해 본다.

날마다 새롭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가족. 지금 내가 살아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내 사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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