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5/2010

young-mi's essay

 #내면의 혼란을 토로하다.




                                                         
이상향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한 마리의 노랑새, 
갈증 나던 사랑으로의 중독,
캔버스라는 세상 중심에 태엽 시계를 감듯 십자가의 형상이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나의 혼란스러움이, 마음의 방황이 여전하다.
그러나 샛 노랑으로 나의 혼란을 잠식시키려 한다. 
그리고 난 날아오르기만을 꿈꾼다. 
중독된 사랑 안에서..


                                                       

저녁에 피는 달맞이 꽃이 있다. 
나의 그리움이 달빛 끝까지 차오름을 느끼던 어느 저녁 날의 기억,
그리움의 상념들을 달빛 아래 하나 둘 꺼내어 본다. 

                                                           
불꽃이 피어오른다.
모닥불 위에 이리저리 흩어지는 불 꽃 속에 나.. 숨고 싶다.
불꽃은 활발히도 타오르는데. 
주저하고 있는 나는 그저 그 앞에 멍하니 넋을 놓고 말았다.


                                                            
어느 여름날의 기억이다. 
홍수가 나서 온통 세상은 물길 속에 쓸려내려간다. 
갖가지 오물들이 얽혀 물 속을 뒤범벅 휘젓는다. 
답도 없다. 
도무지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저 허탈한 가슴 쓸어내리며 내 눈물까지도 쓸려내려 가길 바랄뿐이다. 
어차피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어긋남 속에 숨이 턱턱 막힌다면, 차라리 어느 누가 나를 무너뜨려 준다면,
왠지 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것만 같던 바로 그때..
내 여름날의 갈증, 재앙
내 안의 혼돈, 내 안의 쓰라림.

비로소 다시 얻게 된 듯한 나의 삶..
이제는 미치도록 소중했던 시간들.

                                                            

작은 바다..
하루에도 수백번씩 세상 소리 하나 들을 수 없는 심해, 물속의 동굴로 숨었다가,
하늘 치솟는 힘찬 파도가 되어 부풀어 오르는 감격속에 빠지다가.
매일같이 어느누구로부터도 아닌, 오직 나 혼자,
내 안에 흔들리는 마음
그 걷잡을 수 없던 위태로운 이야기.







-'토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작품 속에 나의 불안, 아픔, 절대자와의 관계속 방황을 드러냈던 기억이다. 
1년 후 2회 개인전을 열게 된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나의 방황은 끝없이 치밀어 올랐다.
그동안 당연시 여기던 관계마저 끊으려 하였었다. 그러나 그랬더라면, 나는 더 이상 내가 될 수 없음을 알았다. 그러한 관계를 끊으려 시도하니 결국 '나'조차도 잃어갔다. 
그래서 난 나를 포기하고 싶었다. 
그렇게 죽음앞에 몇 번이고 마주하게 되었다. 
나를 끈질기게 괴롭혀 오던 두려움은 그럴수록 나를 집어 삼키려 하였다. 
그 어두움 앞에 난 숨조차 쉬는 일이 너무나 버거웠다.
내가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내가 살아갈 수 있을까..?
나의 갈등과 번죄 속에 죽을래야 죽을 수 없던 난, 
울부짖으며 다시 절대자 앞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몇 달 동안 난 한점의 작품을 토해낼 여력조차 없이 산소호흡기로 호흡만을 간신히 이어가던 환자 처럼, 
난 영적인 환자였다. 


몇 달이 지나 2009년 봄이 끝나갈 무렵, 난 다시 작업을 시작할 힘을 얻었다. 


                                               




                                                                                                                   <그 빛>2009
나는 다시 빛으로 들어왔다. 
몇 개월간 어둠 속을 헤맸었다.
그 동안 내 안에 가득하던 어두움의 찌꺼기까지 모두 몰아내기 위해 강렬한 색이 필요했다. 
노랑과 붉은 계열의 물감 속에 청바지와 티셔츠를 담갔다 꺼내어 광목 위에 힘껏 던졌다. 
던지는 행위 속에 내 안의 어두움을 몰아내는 듯 했다. 
던져진 천 조각들을 캔버스 틀 안에 모아 꿰매기 시작했다. 
우측의 강렬한 빛을 상승하는 느낌으로 모았다. 
빛이 어우러져 왼쪽 상단과 하단에 자리한 회색빛은 점점 힘을 잃고 있었다. 
그렇게 어두움의 영역은 사라져가고 캔버스 안에는 밝음이 지배하게 되었다.
밝은 색 안에 내 감정 모두가 녹아 들어있듯 복잡 미묘한 형상들은 빛과 함께 폭발한다. 
그렇게 빛으로 다시 들어와 한 땀씩 꿰매는 과정 속에 나를 다스린다. 



                                                                                 <태양의노래>2009
빛으로 들어와 기쁨이 넘쳐 흐른다. 
밝은 태양빛과 함께 춤이라도 출 수 있을것만 같았다. 
캔버스 세개를 띄어 놓아 리듬감을 더해주어
빛의 일렁임 속에 완전한 기쁨을 잇대어 표현하였다.


                                                                                            <불>2009


나는 때로는 불 속을 헤맨다. 
내 안의 어두움과 빛은 공종하고 있다. 
그곳에서 나는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어두움이 나를 장악해 버렸을 때의 마음을 읊어보고 싶어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다. 
불과 같이 타오르는 공간 속에 나는 던져 진다. 
화면의 중앙에는 검은 그림자의 형체가 나를 도사리고 있다. 
흔들리는 불 속에, 연기 속에 던져지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나를 복종시킨다..


                                                                                        <흩어진 나날들>2009

아픔의 시간들을 회상해 본다. 
뚜렷한 포인트 하나 두지 않았다. 
옅은 주홍빛은 눈물과 같이 사방으로 흩뿌려졌고,
여기저기 잿더미 속의 잔재들만 즐비하다.

나의 삶이 흩어졌던 지난날의 기록이다..


                                                                                          <고통의 터널을 지나>2009
고통의 터널을 지나 빛을 다시 만나다. 
어두움은 캔버스 하단에 가라앉아 터널을 이룬다.
다시 빛을 만나기 위해서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비록 그 순간은 힘겨웠을지라도 
저 멀리 화면 밖으로부터 형광 연두 빛이 번져 들어오고 있음을 알고 있다.
힘겹게 터널을 통과한 후 불과 같은 빛을 만나 다시 입맞춤을 나누게 된다.


                                                                                                               <열망>2009

하늘 높은 곳에 내 마음 닿기를 열망한다. 
옅 푸른 구름 사이로 힘겹게 짐을 꾸려 하늘 높이 올려본다. 
간절히 열망하듯 중앙의 주홍빛 눈동자는 이제 더 이상 
어떠한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강한 열망의 눈빛을 지니고 있다.


                                       <하나의 소망>2009

하나의 소망을 붙잡고 있다.
그 소망은 강한 의지와 같이 작품의 위 아래를 이러주는 밤색 계열의 기둥으로,
그 주변은 분홍 계열의 색감으로 연약한 자아를 표현하였다. 

                                                                                       <사랑의 세레나데>2009
축제가 시작되었다. 
캔버스 위로 폭죽이 터지듯 다채로운 색상이 울려 퍼진다.
손에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뜀뛰는 모습을 추상화 한 것으로,
 이 작품을 마무리 하면서 내 안에 회복된 기쁨이 마구 뿜어져 나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축제>2009

바다, 파도와 같이 2009년 여름날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이처럼 2009년 나의 작업을 통해 절대적 존재 안에 정체성을 확립해 갔으며 또한 영원한 세계를 갈망하게 되었다. 그러한 고백과 같은 형식으로 '세상 너머의 이야기'(beyond the world) 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갖게 된 것이었다.
나의 열망이기도 했던 내 안의 기쁨을 대중에게 전하고자 했을 때에는 먼저, 내 안에 가득하던 상처와 쓴뿌리들을 모두 토해 내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게 이러한 작업을 통해 절대자와의 관계속에 나를 토해내었고, 치유받아 이제야 비로소 한걸음씩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2010년도 나의 작업은 '추상'에서 '구상'으로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형식 안에 나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뚜렷한 형상들을 찾아나가고 있다. 

.....

앞으로 내가 하게 될 작품은 세상 안에 맺게 될 모든 관계들, 그 안의 경험과 감정의 산물이 작품속에 녹아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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